\'완도 비파\' 가 주는 기후변화의 교훈
- 작성일
- 201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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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비파'가 주는 기후변화의 교훈
출처 : 전남일보 (2010. 02.24)
최근 완도에서는 열대과일인 비파로 비파와인을 만들어 시음회를 가졌다고 한다.
영동의 포도와인, 청도의 감와인, 고창의 복분자와인, 부안의 뽕와인에 이어 각 지역의 특산물로 고급화된 와인 하나 더 탄생한 것도 의미는 있지만, 완도 비파와인은 '단순한 특산물의 주류화' 이외에 우리 농업에 시사하는 바가 큰 사건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 같다.
작년에도 한국은 어김없이 풍년으로 인한 고통을 받았다. 특히 농도인 전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줄어드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떡볶이 축제'를 개발하고, 햅쌀로 만든 누보막걸리를 출시하기도 하는 등 대통령이 직접 쌀 관련 가공제품 개발을 독려하기도 하지만, 쉽지 않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미 꺾어진 하향곡선의 쌀소비그래프를 다시 세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문제는 '농작물 다양화'를 통한 전체 경지면적 중에서 벼 면적을 줄여가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때, 열대과일 비파의 등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면 비파는 과실이 맛이 달고 한편으로는 신맛의 느낌이 있어 새로운 과일 음료로서 적합하고, 한의학적으로 비파과일은 성질이 서늘하고 독이 없어 폐를 건강하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는 등의 효용이 있어, 폐위, 해수토혈, 소갈증, 소아경풍, 구토 등을 치료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비파의 특징을 고려할 때,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욕구를 자극하여 새로운 과일시장은 물론 건강음료, 주류시장의 탄생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실지로 일반 토착 특용작물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따라할 경우,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 등에 쉽게 노출되지만, 이러한 열대성 외래 작물의 경우, 기후나 토양여건상 다른 지역에서 따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선점이 비교적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사회는 현재 기후변화의 문제점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농업에 있어서는 어쩌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한편 순응하는 새로운 농업체계를 갖추어, 각 지역별로 새로운 농업차별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기후변화는 우리농업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을 순작용도 숨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농촌은 단순히 농업생산량에 의존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농촌지역 체험'과 '경관'이라는 새로운 관광적 요소가 '농촌관광서비스업'이라는 이름으로 농촌소득창출 영역으로 개척되고 있어, 열대성작물은 이런 의미에서 더욱더 가치 있는 지역자산이 될 수 있다.
요즘 농촌체험상품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왜냐면 고구마 캐기, 감자 캐기, 물고기잡기 등 어느 지역이나 거의 비슷한 체험을 하고 있다. 즉 농촌 관광상품도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바로 소비자는 외면하게 된다. 소비자들을 새롭게 유혹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농촌체험 관광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열대성과일나무의 경관은 도시민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것이고, 이러한 호기심은 색다른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열대과일나무는 관상용으로 가치도 있어, 열대과일나무 묘목시장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역에서도 단순하게 가공식품과 생과를 파는 것 외에 특히 경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대규모 재배단지와 바다 그리고 산이 어울러 질 수 있는 이국적인 새로운 경관을 개발해야 말 그대로 6차의 복합적인 산업구조를 만들 수 있다.
전남의 경우, 대한민국 육지의 최남단으로 열대과일이나 작물재배지로 최적지이다.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전남은 새로운 작물재배를 선도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비파의 상품화를 시작으로 '열대과일 브랜드의 보고, 전남'이라는 새로운 지역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