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텃밭은 감수성 키우는 최고 공간
- 작성일
- 201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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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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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순화·학습 효과 ‘쑥쑥’…생명의 경이로움 몸소 느껴
여고생 승미(16·서울 계성여고 1학년)는 요즘 집에서 학교까지 한달음에 내달린다. 얼른 가서 운동장 한편에 놓인 ‘윤승미표 텃밭’을 확인하고 싶어서다. 지난주에 심은 씨감자가 싹을 틔웠는지, 치커리는 얼마나 더 자랐는지 궁금한 것 투성이다.
승미는 올 3월 교내 동아리 ‘작물재배반’에 가입했다. 어렸을 적 할머니댁 과수원에서 사과를 따 본 기억을 잊지 못해서다. 친구 소희(17·〃)는 고구마·감자·옥수수를 직접 키워 먹고 싶어서 농사에 나섰단다.
작물재배반을 이끄는 손장희 선생님(32·일반사회 담당)은 “천막지 천으로 큰 화분을 만들어 그곳에 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한 간이텃밭인데도 가입하겠다는 학생이 많아 정원을 10명이나 초과했다”고 말했다.
최근 학교마다 텃밭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경기 광명·수원시와 서울 강동구 등 도시 내 자투리땅을 활용하기 위한 도시농업조례를 만드는 지자체도 늘어나고 있다.
학교텃밭은 보통 운동장 화단이나 교내 유휴지를 개간한 밭, 흙을 날라 와 옥상에 만든 밭, 스티로폼 상자·천막지 화분 등으로 만든 간이텃밭으로 나뉜다.
‘텃밭 바람’이 부는 주된 이유로 교사들은 중고생의 정서 순화와 초등학생의 학습효과를 꼽는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입시를 위한 무한경쟁에 지친 아이들이 텃밭을 가꾸며 스트레스를 푸는 동시에 활력을 얻을 수 있고, 초등학생은 직접 작물을 키우며 얻는 학습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130㎡(40평)의 학교텃밭을 올해 400㎡(120평)로 확대한 경기 고양 서정초등학교의 이우영 교장선생님(51)은 “학생들이 생명의 경이로움을 몸소 느낀 것은 물론 작은 밭이나마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농업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재배가 끝나면 수확한 농산물을 급식에 활용하거나 김치 담그기 등 체험학습으로 교육을 다양화할 수 있는 것 또한 학교에서 텃밭을 선호하는 이유다.
일부 지자체와 공공재단의 지원도 텃밭 열풍에 한몫했다.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09년부터 매년 도내 10~15개 학교에 500만~1,000만원씩 텃밭 조성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해주 재단 도농교류부 주임은 “도심학교 농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도·농간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원배경을 밝혔다. 전북 완주군 또한 올해 ‘스쿨팜(School Farm)’ 사업을 통해 군내 8개 학교에 씨앗·농기구 구입비, 체험프로그램 운영비 등으로 각 400만원을 지원했다.
이우영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생태 감수성’을 기르기에는 텃밭농사가 최고”라며 “교내에 텃밭을 만드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