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지역농업 연구인가
- 작성일
- 2011-05-23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수
- 134
첨부파일(0)
서종석 전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농업은 다른 산업에 비하여 지역 특유의 자연·역사적 혹은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지역성에 대단히 민감하다. 미국이나 중국 등 국토면적이 큰 국가들은 자연적으로 지역농업이 이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일본조차도 남북으로 길게 뻗은 특성을 반영하여 지역농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받아들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농업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신토불이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더불어 기초단체장들이 지역특산물에 관심을 갖고 정책지원을 대폭 늘리고 중앙정부도 연구개발비를 대폭 확충했다.
지역농업 연구개발투자는 중앙정부, 지자체의 대응투자, 그리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예산으로 구성되지만, 정부 특히 농촌진흥청의 투자 비중이 가장 크다 보니 지역연구의 방향이 농진청에서 관심을 갖는 지역농업 연구로 추진되는 경향이 매우 크다.
지역농업 연구의 핵심을 차지하는 지역농업산학협력단사업(이하 사업단)은 과거의 생산 위주의 기술지원에서 탈피해 특화품의 생산부터 가공, 유통, 소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산·학·관·연의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현장애로기술 해결, 부가가치 증진, 농산업 발전전략 수립 등을 꾀하기 위해 농진청이 역점을 두는 지역농업 연구개발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다.
이 사업의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농진청은 매년 협력사업의 활동을 평가하고 개선해 왔지만, 아직도 몇가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참여 사업단은 교수와 현장농업인들의 결합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익단체적 성격이 농후한 조직으로서 자치단체장이 관심을 갖고 육성하려는 지역특화 품목과는 유리된 지역전략 품목이라는 모호한 품목의 육성을 목표로 한다. 사업단은 비용에 대한 고려 혹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기술개발에만 매진하면서, 구체적 통계의 제시 없이 아전인수식으로 실적을 부풀린다. 그런데 그 기술 중 몇몇은 사업단에 참여한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라기보다는 교수 개인의 실적 제고를 위한 연구인 것처럼 보인다. 세가지 발전단계별로 3년씩 최대 9년 동안 지원하는 운영계획은 이 사업이 농업인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사업단 육성을 위한 사업인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지역농업 연구개발은 기후온난화 등 지역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방향과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도 당연히 지역의 농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농업 연구개발의 재원 확보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더더욱 필요하다. 추진방향이나 연구과제의 선정은 농진청과 도기술원, 자치단체의 공감대 형성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특히 시너지효과를 거양하여 지자체의 연구개발비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편 마련이 대단히 중요하다.
사업단의 목표는 회원(농가 및 법인경영체)의 소득을 증대하고 지역농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선에 머물러야 한다. 사업단을 평가하여 키우는 것 보다는 소속된 경영체들을 평가하여 사업단의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사업단 육성의 목적에 더욱 부합된다고 할 것이다. 협회적 성격인 사업단보다는 강소농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