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의 경쟁력은 ‘강소농 强小農’
- 작성일
- 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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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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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 농업의 경쟁력은 ‘강소농(强小農)’
출처 : 남도일보(2011. 8. 9)
<윤봉기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장>
학창시절 우리나라 농업의 특질에 대하여 배운 적이 있다. 우리 농업의 특질은 미곡중심의 주곡농업이며 농가 호당 경지면적이 1㏊로 영농규모가 영세하고 가족노동 중심의 경영체이며 노동집약적 경영으로 외국의 농업과는 자연적 사회적 조건에서 크게 다르다고 배웠다.
이러한 우리 농업도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다. 이른바 세계화, 국제화, 개방화의 열풍이 강하게 불었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칠레를 시작으로 한 FTA 협상은 미국과 EU로 확대되었고 현재는 농업 강국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도 추진 중에 있다. 농업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개방화의 물결이자 세계와의 경쟁, 즉 시장변화이다. 개방확대로 값싼 농산물의 국내 점유율이 높아지면 한국 농산물 시장은 위축되고 위기가 가중된다는 인식을 많은 농업인들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호당 경지면적 1.5㏊의 작은 영농규모와 농업수입 중에서 63%의 많은 경영비를 지출하는 우리 농업은 약자이며,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의 농업은 강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강자가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강자보다는 변화에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아 승자가 되는 것이다. 개방화 시대에 약자일 수밖에 없는 한국농업이 강자인 세계 농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최근 세계의 농식품산업은 다섯가지의 큰 축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첫째로 융복합화(Convergence)이다. 인간의 건강증진 식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분야와 과감하게 손을 잡는 것이다. 일본의 S화장품회사는 미국의 코카콜라와 함께 알로에베라를 함유한 주름방지 음료를 개발했다고 한다.
둘째는 안전성(Clean)이다. 세계 식품시장의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유기농식품을 꼽을 수 있으며 유기농식품 시장은 연 15.8%씩 성장하고 있다. 셋째는 편의성(Convenience)이다. 독신가구의 증가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로 편의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푸드림스는 초저온 급속냉동 기술을 개발해 수출용 생선초밥의 보존성을 높였고, 영국의 오퍼레이셔널서포트는 스스로 데워지는 초간편 식품 ‘핫캔’을 출시했다. 넷째는 전통식품(Country)이다. 자국 음식을 세계화하는데 가장 성공한 나라는 태국을 들수 있으며 2008년 세계에 태국음식점을 11,000개나 개점했다. 다섯째는 문화(Culture)이다. 소비자들의 식품선택 기준이 ‘양’에서 ‘질’로 변하면서 별미를 맛보거나 유별난 음식요리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라면박물관이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
이러한 소농, 가족농 중심의 우리농업이 최근 세계 농식품산업의 변화 추세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농업은 규모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에서는 불리하지만 다품목 소량 소비시대에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에 위협이 되지만 대응 여하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수출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약자인 우리 농업이 경쟁력에서 강자를 이기는 방법으로는 5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둘째는 농업인의 혼과 신뢰를 담은 장인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셋째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역발상으로 새로운 틈새시장과 고객을 창출해야 한다. 넷째는 나만의 고유제품과 브랜드, 시장이 원하는 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섯째는 개인의 성공 노하우를 주변과 나누어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요즘 농업분야의 화두로 ‘강소농(强小農)’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강소농이란 ‘영농규모는 작지만 생산한 농산물을 차별화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여 높은 농업소득을 올리는 농업경영체, 즉 작지만 강한 농업경영체’가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 아닐까 한다.
전남의 친환경 이미지와 천혜의 자연환경, 전통문화를 접목시켜 소비자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농업을 먹는 산업에서 즐기는 산업과 결합해 먹고 즐기는 산업으로 변화시켜 내일의 밝은 전남농업을 육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