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의 주범이 정말 농수산물인가
- 작성일
- 2011-09-27
- 등록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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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 제14호 태풍 '꿀랍'이 북상한 다는 예보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였다. 다행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고 30℃를 웃도는 늦더위로 들판의 벼와 배, 단감 등 과일도 잘 영글어 가고 있다.
그러나 농촌현장에서는 농수산물 수급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정부 비축 쌀과 중국산 배추를 수입 방출하고 사과, 배 등 과일가격 등에도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은 공산품과 다른 가격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어 단순히 시장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농산물은 공산품과 다른 가격결정구조 이해해야한다는 얘기다.
농수산물 가격은 특정 시기별로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며, 특히 기상여건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공산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비료, 농약 등 농자재와 인건비 등 생산비가 증가하였다 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재배면적이 늘거나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하면 가격은 폭락하게 된다.
특히, 농수산물은 공급의 탄력성이 적어 계절적으로나 해에 따라 가격진폭이 매우 커서 등락이 거듭되는데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해서 폭등이라고 단정 짖는 것이야 말로 농수산물이 물가폭등의 주범으로 오해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쌀의 경우 2005년 대비 생산비는 5.4% 상승하였으나 쌀 가격은 5년이 지난 현재 1.8% 상승에 불과하고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는 20%이상 상승하였음에도 정부에서는 쌀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10년산에 이어 2009년산 비축 쌀까지 방출하고 있다.
지난 8.24일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 '농수산물 가격이 물가폭등의 주범인가?'란 주제로 열린 전문가 세미나에서도 토론자들이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을 우려하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농수산물 가격 급등락과 관련하여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는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배추와 겨울배추, 금년 봄배추와 고랭지배추로 이어지는 배추파동 시 지나치게 폭락과 폭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불안 심리를 부추겨 가수요를 발생시켰고 원인분석이나 소비자들의 대처방안 제시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다.
예컨대 배추가 흉작이면 열무, 얼갈이, 양배추 등을 이용하여 김치를 만들고 고추가 부족하면 백김치, 물김치를 만들어 먹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홍보하는 등 공급 과부족 시 대처방안에 대한 언론의 선도적이고 균형 잡힌 역할이 필요하다.
통계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소비자 물가조사 대상 489개 품목 중농수산물은 1.4%인 71개 품목에 불과하고 품목별 가중치를 감안하더라도 전체의 8.8%를 점유하고 있는데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마치 농수산물 가격을 물가폭등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기 보다는 농업관측을 강화하고 주요 품목별 주산지 생산자단체와 지자체가 생산부터 출하까지 수급안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격안정기금 조성 지원 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일시적인 수급대책보다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감안하여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고려한 물가정책이 수립 시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