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소포장이 대세다 ㅡ 소비자는 작은 것을 원한다
- 작성일
-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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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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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 소포장 판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농협유통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소비자가 2.5㎏ 소포장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비싸지만 먹을 만큼 구매’ 대세
10년 전만 하더라도 차별화 상품으로 일부에 불과하던 소포장 농산물이 이제 주류로 자리 잡았다. 대형마트 신선식품 매장에선 5㎏이 넘어가는 과일 상품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워졌다. 소비 주기가 짧은 채소는 한가족이 하루에 소비할 만한 분량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현명해진 소비자들은 ‘조금 더 싸게 많이’ 사서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버리기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먹을 만큼 구매하는 쪽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생산자들도 작업이 힘들고 비용이 늘어나지만 수취값이 높은 소포장 쪽을 선택하고 있다. 바야흐로 소포장이 대세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들어 장보기 습관을 바꿨다. 자녀들이 직장과 학교 때문에 따로 나가고 부부만 살게 되면서 집에서 소비하는 식품의 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판매단위가 큰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물건을 주로 구입해 왔지만 이제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량씩 포장된 상품을 구매한다. 양파는 3㎏ 대신 1.5㎏짜리 망을 사고 대파도 한단은 많아서 반단을 구입한다. 겨울이면 10㎏ 한상자씩 사던 감귤도 봉지에 10~20개 정도 담아서 사고 상자째 사 먹던 사과도 비닐봉지에 소포장된 것으로 산다.
소비자가 변했다. 사과를 상자째 사고 수박은 가능하면 큰 것으로 고르고 양배추를 한통씩 집어 들던 소비자들이 점점 사라지고 비닐봉지에 소량씩 포장된 과일을 사고 양배추는 2분의 1 혹은 4분의 1로 잘라진 조각을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이 ‘작은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농협경제연구소의 보고서 ‘국내외 쇼핑 트랜드와 시사점’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저출산·이혼 등의 이유로 1~2인 가구가 지속적인 증가를 보임에 따라 소비가 편한 소포장 및 소용량 제품의 구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족 구성원 수가 감소하면서 한가정에서 소비하는 식품의 절대량이 줄었고 그에 따라 구매량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인 가구 규모는 2010년 현재 전체 가구 수의 48.2%다. 30년 전에 비해 무려 일곱배가량 많은 수다.
판매자들은 당연히 소비자를 따라가고 있다. 채소며 과일의 판매 단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심지어 1인용 소포장 상품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세척한 뒤 하나씩 낱개 포장한 사과나 단감, 4분의 1 조각을 포장해 판매하는 무, 5~6개씩 포장된 풋고추 등 대형마트에서 소포장 농산물은 이제 주류가 됐다.
최근에는 어려운 경기 상황과 맞물려 가격과 용량 모두를 최소한으로 줄인 990원 채소의 인기가 치솟았고, 한 대형마트에서는 990원 채소가 채소 전체 매출 중 20%까지 늘어났다. 여전히 대용량 판매가 많은 쌀도 편의점을 중심으로 500g 단위의 소포장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저장성이 좋아 상대적으로 대포장 판매가 많았던 사과도 최근 몇년 사이 판매단위가 급격히 줄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현재 3㎏ 이하 소포장으로 판매되는 사과는 전체의 82.8%에 달했다. 1년 전인 2005년에 3㎏ 이하 소포장 비율이 61.3%였음을 감안하면 소포장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경향은 도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일의 경우 대부분 15㎏이 출하의 기본단위였지만 최근 몇년 사이 참외·천도복숭아·단감 등이 10㎏으로 포장단위를 줄였고 올해부터는 사과도 일부 10㎏ 단위의 출하가 이루어지고 있다.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소포장 상품은 신선도가 높고 냉장고 보관이 용이한 데다 구매시 품질 확인이 손쉬워서 소비자는 소포장 구매를 선호한다”면서 소포장 선호도는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