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과일농장 운영을 꿈꾸신다면…
- 작성일
- 2012-02-13
- 등록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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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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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특별기고]은퇴 후 과일농장 운영을 꿈꾸신다면…
출처 : 남도일보(2012.02.09)
<나양기 전남도농업기술원 유기과수연구실장>
“따르릉 !” “저 ~, 저 ~ ”
“뭐 좀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실은 제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 평소 꿈꾸어 오던 과일농장을 조성하고자 하는데 무슨 과일나무를 선택해 심어야 할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자 전화를 했습니다.”
“네에~, 혹시! 농사 경험이 있으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퇴직 후에 자연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과일농장 조성이라는 소박한 꿈(?)을 안고 전화기를 들거나 직접 사무실을 찾아오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요즈음 생활의 풍요와 의술의 발달에 따라 시골 노인당에 가면 65세 노인이 어린애 취급을 당하며 물 주전자와 술 심부름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애 취급받기는 싫고 또 재직 중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고자 은퇴 후 많은 일 가운데 과일농장 운영 꿈을 꾸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과일농장을 꿈꾸는 대다수의 은퇴예정이신 분들의 머릿속 그림은 배꽃이, 복숭아꽃이, 매실꽃이 피는 봄날의 화사함을 그린다. 그리고, 쭈~ 욱 시간이 어느 사이 흘러~ 흘러~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 빨갛고 노란 맛있는 사과와 배, 감의 수확 철이 되면 가족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또 옛 직장 동료들과도 한 바구니씩 나누어 먹으며, 판매도 해 용돈도 만들어 일거양득의 기회가 오겠구나 하는 행복한 상상 속에 “멋지다!, 멋져!” 하는 자화자찬을 하면서….
그러나 상담 후 포기하거나 대폭 수정하는 퇴직자들이 대다수 이다. 왜 포기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까 하는 안타까움에 그 이유를 소개함으로써 농장조성에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아래에 제시된 어려운 점에 대해 극복 가능하신 분들께서 도전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직접 선친 때부터 과일농장을 운영해 왔고 연구직에서 과일나무에 대해 20년이 넘는 세월 연구하며 함께 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초보자가 알아야 할 과일농장 운영의 어려운 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번째가 연중 많은 시간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의지이다. 과일나무는 연중 작업을 하여야 하는데(겨울전정, 거름주기, 열매솎기, 봉지씌우기, 여름가지치기, 풀베기, 병충해 방제, 물주기, 수확, 포장 등) 이 일을 내가 해낼 수 있으려는가 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과일 생산의 목적이 가족용이냐, 농가 소득이냐 여부다. 만약 소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최소 7천~1만㎡ 이상은 되어야 (1만㎡ 조성비용은 배 1천364만원·단감 1천175만원·참다래 2천656만원) 투자되는 비용대비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없을 경우 몇그루 정도만 심었으면 한다. 따라서 목적을 확실하게 설정 후 선택해야 한다.
세번째는 과종 선택과 재배 기술에 대한 기술 습득 방안이다. FTA가 체결되면서 부족한 과일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과잉되는 단계이므로 처음부터 새로운 작목을 모험적으로 선택 하는 것보다는 인근에서 재배하는 과종을 선택하는 것이 재배기술 습득기회와 자재 구입, 판매처 확보 등에 유리하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과일을 생산한다.
네번째는 과일 농장은 다른 작목보다 첫 수확을 하는 기간이 최소 3~4년이 더 소요되므로 그 기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머릿속에 새기며 위에 열거한 몇가지
어려운 점을 잘 판단해 농장을 조성한다면 성공해 내손으로 가꾸는 맛있는 제철 과일을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상품투자의 귀재라는 짐로저스가 “땅에 투자하려면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땅에 투자해야 하며, 다음 30년은 농부와 광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 조언을 되새겨 본다.